NO. 000028 · 애니메이션 공정론 / 16

원화와 제2원화는 어디서 갈라지는가

독서 기록 불러오는 중…

원화와 제2원화는 최종 그림의 종류가 갈라지는 관계가 아니다. 제2원화가 완성해 동화에 넘긴 결과도 원화다. 둘이 갈라지는 지점은 운동 원안이 검사된 뒤, 그 자료를 다른 작업 단위가 받아 동화 가능한 원화로 완성하도록 인계할 때다.

콘티와 작화 회의를 거쳐 레이아웃과 러프 원화 또는 제1원화가 작성되면 연출과 작화감독의 검사가 진행된다. 그 뒤 승인된 러프, 수정지, 설정과 타임시트가 다른 작업 단위에 인계되고 제2원화가 원화를 완성한다. 완성 원화는 원화검사를 거쳐 동화로 전달된다.

인계점 앞에서는 컷의 공간, 주요 자세, 운동과 타이밍의 원안을 만든다. 인계점 뒤에서는 그 원안과 수정 내용을 하나의 완성 원화 묶음으로 통합한다. 작품이 이 앞뒤를 별도 발주로 관리할 때 제1원화와 제2원화라는 이름이 선명해진다.

‘원화’에는 세 범위가 겹쳐 있다

혼동은 원화라는 말이 한 가지 범위만 가리키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첫째, 원화는 컷의 화면과 움직임을 설계해 동화로 넘기는 넓은 작화 업무를 뜻한다. “이 컷의 원화를 맡았다”는 말에는 레이아웃, 러프 원화, 검사 반영과 원화 완료가 함께 포함될 수 있다.

둘째, 원화는 움직임의 기준이 되는 개별 주요 그림을 뜻한다. 동화가 그 사이를 잇는 A1, A2 같은 핵심 자세와 참고 원화가 여기에 포함된다. 러프한 단계에서도 작업자는 각 자세를 원화라고 부를 수 있다.

셋째, 원화는 동화가 다음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그림과 지시가 갖춰진 완성 결과물을 뜻한다. 캐릭터 형태, 원화 번호와 타이밍, 셀 분리, 중간 그림 지시와 필요한 참고 원화가 정리된 상태다.

제2원화는 이 세 의미와 같은 층위의 단어가 아니다. 넓은 원화 업무를 앞뒤로 나눴을 때 뒤쪽의 작업 위치를 가리킨다. 그래서 “제2원화를 거쳐 원화가 완성된다”는 문장은 모순이 아니다.

분리되지 않은 원화에도 앞뒤 상태는 있다

제1·제2원화 크레딧이 없는 작품에서도 원화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원화 담당자는 러프한 화면과 운동을 제출해 검사를 받고, 돌아온 수정지를 반영해 동화용 원화로 마친다. 앞의 원안을 만든 사람과 뒤의 완성자가 같으므로 별도 인계 직책이 필요하지 않을 뿐이다.

같은 원화가가 러프를 그리고 검사를 거쳐 원화 완료까지 맡을 수도 있다. 앞뒤를 나눠 발주하는 작품에서는 제1원화 담당자가 러프를 제출하고, 검사 뒤 제2원화 담당자가 완성한다.

두 경로의 차이는 러프와 정서라는 시각적 차이만이 아니다. 검사된 원안과 수정이 별도의 발주물로 묶여 다른 작업자에게 넘어가는가이다. 같은 사람이 앞뒤를 처리해도 제작표에서 두 단계로 관리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이 손대도 한 원화 발주 안에 묶을 수 있으므로 사람 수만으로 경계를 정할 수 없다.

인계물의 상태가 제2원화를 성립시킨다

제2원화의 인계물에는 주요 자세와 동작 순서를 표시한 러프, 연출·작화감독의 수정과 승인 표시, 원화 번호와 노출 시간을 담은 타임시트가 필요하다. 캐릭터·소품 설정과 참고 자료, 레이아웃, 배경과의 접촉 및 촬영에 관한 컷별 지시도 함께 확인한다.

제2원화의 출력은 이 자료를 반영한 완성 원화 묶음이다. 그림의 윤곽만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화가 어느 그림을 몇 장 사이에 넣고 어떤 셀로 나눌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수정 원칙이 다른 자세까지 적용되고, 생략된 구조와 참고 원화가 보완되며, 모순이 있으면 검사 경로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

인계물이 아직 연출 의도를 확인할 수 없는 메모 수준이라면 뒤의 작업자는 제2원화만으로 끝낼 수 없다. 운동 원안을 다시 만들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반대로 러프가 매우 구체적이면 제2원화의 눈에 보이는 수정량은 적을 수 있다. 경계는 선의 거칠기보다 앞단 결정이 검사 가능한 상태에 도달했는가에 놓인다.

작품마다 인계점을 자르는 위치가 다르다

모든 작품이 같은 제출물을 제1원화라고 부르지 않는다. 어떤 작품은 레이아웃과 러프 원화를 묶어 앞단 발주로 관리하고, 어떤 작품은 레이아웃 승인 뒤의 러프 원화만 제1원화라 부른다. 어떤 컷은 원화가가 끝까지 처리하고 일부 컷만 검사 뒤 제2원화로 넘긴다.

예를 들어 A컷은 레이아웃 뒤에 원화 담당자가 러프부터 완료까지 맡아 동화로 넘길 수 있다. B컷은 레이아웃·제1원화와 검사를 거친 뒤 제2원화로 인계한다. C컷은 별도의 레이아웃과 제1원화를 작성하되, 검사 뒤에는 처음 담당자가 원화를 마칠 수 있다. D컷은 3D 레이아웃에서 출발해 러프 원화·검사·제2원화를 거쳐 동화로 넘어간다.

따라서 한 화에 제2원화 크레딧이 있다고 모든 컷이 B나 D 경로를 거쳤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제2원화 크레딧이 없다고 러프와 완료 사이의 검사 단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크레딧은 그 화에서 별도 작업 단위가 사용됐음을 보여주지만 컷별 분기까지 모두 기록하지 않는다.

제2원화의 결과가 다시 원화가 된다

동화 담당자가 받는 시점에는 앞의 담당자가 누구였는지보다 원화가 실행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주요 자세, 번호, 타이밍과 지시가 갖춰졌다면 그것은 동화의 기준이 되는 원화다.

제1원화 담당자가 러프부터 마무리까지 처리했든, 제2원화 담당자가 검사된 러프를 완성했든 동화에 넘기는 결과물은 원화다. 작화감독이 큰 폭으로 수정한 주요 그림도 같은 원화 묶음에 들어간다.

‘제2원화 그림’이라는 표현은 그 그림이 거친 제작 경로를 설명할 때 유용하다. 그러나 완성 원화와 별개의 최종 산출물 범주를 뜻하지 않는다. 제2원화는 원화로 들어가기 전의 낮은 단계가 아니라 원화 완료를 맡은 뒤쪽 공정이다.

실제 자료에서 갈라진 지점을 찾는다

공개된 그림에서 원화와 제2원화를 구분하려면 먼저 러프와 검사 수정이 별도로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 그림이 승인된 러프와 수정 내용을 통합한 뒤의 상태인지 확인하고, 타임시트와 원화 번호, 셀·동화 지시가 완성됐는지 검토한다. 컷 봉투나 발주표에 검사 전후의 담당이 어떻게 나뉘는지, 크레딧과 제작 기록에 해당 경로가 어떤 명칭으로 적혔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완성 원화 한 묶음만 남아 있으면 누가 제1원화를 그렸고 누가 제2원화로 완성했는지 그림 내부에서 복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수정지가 겹쳐 있거나 선이 깨끗하다는 사실은 보조 단서일 뿐이다. 인계 이전의 러프, 검사 순서와 발주 기록이 있어야 경계를 확정할 수 있다.

원화와 제2원화가 갈라지는 곳은 두 종류의 그림 사이가 아니다. 운동 원안을 만드는 책임이 승인되고, 그 결정을 실행 가능한 원화로 완성하는 책임에 넘겨지는 곳이다.

자료

- 애니메이터276 「작화 작업의 공정」 — https://animator276.com/animation_work/sakuga-kotei/ — 레이아웃·러프 검사 뒤 원화를 완료하고 동화로 넘기는 전체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 애니메이터276 「제2원화를 해보자」 — https://animator276.com/animation_work/nigen/ — 검사된 러프와 수정을 받아 동화용 원화로 만드는 제2원화의 입력·출력을 확인할 수 있다.
- 《이 세상의 한구석에》 공식 사이트 「스태프룸 소식」 — https://konosekai.jp/category/staffroom/page/4/ — 레이아웃·러프 원화, 수정과 원화 완료가 한 컷 안에서 이어지는 실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 작화@wiki — 《라제폰》 각 화 크레딧 전사 — https://w.atwiki.jp/sakuga/pages/1089.html — 일반 원화와 제1·제2원화 경로가 같은 시리즈 안에서 병용된 양상을 확인하는 보조 자료다.

---

0%
SOURCES / 1

참고자료

← 이전 편레이아웃과 러프 원화는 무엇이 다른가다음 편 →레이아웃·제1원화·원화·제2원화는 왜 혼동되는가
← 목차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