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000004 · 일본작화문화사 / 02

제작자의 이름을 따라 작품을 건너가기

독서 기록 불러오는 중…

1976년 5월 발행된 『필름 1/24』 신판 8호에는 오쓰카 야스오가 『루팡 3세』를 중심으로 자신의 작업을 이야기한 기사가 실렸다. 6월의 9호에서는 일본과 미국의 TV 애니메이션으로 화제가 넓어졌고, 7월의 10호에서는 도에이 동화 장편 스태프의 변천을 다뤘다. 세 호를 이어 읽으면 작품명보다 오쓰카 야스오라는 이름이 중심에 남는다. 서로 다른 작품과 제작 환경이 한 사람의 경험으로 묶였다.

크레딧에서는 작품마다 흩어졌던 이름이 연속된 독서의 축이 됐다. 『루팡 3세』를 본 뒤 오쓰카 야스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었고, 다음 호에서는 그 이름을 따라 미국과 일본의 TV 애니메이션, 도에이 동화의 장편 제작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작품을 보고 제작자를 찾는 순서와 제작자를 따라 다른 작품을 찾아가는 순서가 동시에 가능해졌다.

1977년 3월 발행된 13·14호의 『엄마 찾아 삼만리』 특집에서는 한 작품이 여러 제작자의 이름으로 나뉘었다. 각 화의 줄거리 뒤에 고타베 요이치와 오쿠야마 레이코, 다카하타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가 차례로 실렸다. 같은 작품을 두고도 작화와 연출, 제작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말을 건넸다.

독자는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작품을 먼저 보고 제작자를 찾아갈 수도 있었고, 이미 알고 있던 제작자의 이름에서 작품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완성 화면 뒤에 섞여 있던 여러 사람의 노동이 구체적인 이름과 역할로 나뉘면서 작품 제목만으로 기억하던 애니메이션에 제작자의 경력이라는 다른 축이 생겼다.

같은 해 6월의 16·17호에는 오쓰카 야스오가 보관한 사진과 기록을 바탕으로 도에이 동화 스튜디오의 과거를 다룬 기사가 실렸다. 앞선 인터뷰에서 만난 이름이 특정 작품을 넘어 스튜디오와 동료, 이전 세대의 제작 현장까지 불러왔다. 한 제작자의 경력을 따라 읽는 일이 작품 목록을 넘어서 제작사의 역사와 사람의 이동을 함께 읽는 일이 됐다.

『필름 1/24』의 목차에서 제작자의 이름은 자료를 찾는 색인처럼 작동했다. 한 사람의 이름으로 인터뷰와 사진, 작품과 스튜디오의 기록을 다시 불러낼 수 있었다. 1970년대 후반의 상업 애니메이션 잡지는 이 이름에 얼굴과 성격, 현재의 활동을 붙였다. 몇 차례 기사에서 만나는 제작자가 아니라 다음 호에서도 다시 만나는 인물이 등장했다.

1977년 극장판 『우주전함 야마토』의 흥행 이후 출판계는 중·고·대학생을 포함한 애니메이션 팬층을 새로운 독자로 보기 시작했다. 『로망 앨범』, 『TV 애니메이션의 세계』, 『랑데부』 같은 무크는 장면 사진과 설정, 제작 자료와 인터뷰를 한 권에 묶었다. 완성작 뒤의 제작 현장이 상업 출판의 내용으로 들어왔다.

1978년 창간한 『아니메주』는 제작자를 정기적으로 등장시키는 월간지의 주기를 만들었다. 초대 편집장 오가타 히데오는 젊은 독자층과 강한 시각성, 성우의 아이돌성, 독자 참여를 편집의 주요 원칙으로 잡았다. 스즈키 도시오의 회고에서도 팬이 캐릭터뿐 아니라 그림을 그린 사람과 연출한 사람, 목소리를 맡은 사람까지 좋아한다는 관찰이 창간기의 발상으로 제시된다. 작품과 캐릭터 옆에 그것을 만든 사람이 놓였다.

『아니메주』의 ‘애니메이션 인물 지도’, ‘인물 소개 인사이드 연구’, ‘프로페셔널 탐방’은 제작자의 이름을 직업 설명보다 넓게 다뤘다. 후지츠 료타의 잡지사 연구에 따르면 이 기사들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뿐 아니라 어떤 점이 매력적인지를 말로 풀고 가치를 부여했다. 편집부가 어떤 경력을 꺼내고 어떤 사진과 작품을 붙였는지가 독자가 제작자를 기억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같은 이름이 여러 호에 반복되면서 제작자의 경력은 작품의 종영과 함께 끊기지 않았다. 새 작품에 이름이 올라오면 이전 인터뷰와 대표작이 함께 떠올랐고, 그 사람이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다음 작품을 보는 이유가 됐다. 제작자는 크레딧의 한 줄에서 잡지가 계속 추적하는 인물로 이동했다.

『아웃』, 『아니멕』, 『아니메주』의 편집 성격은 서로 달랐다. 『아웃』은 패러디와 독자 문화의 비중이 컸고, 『아니멕』은 설정 자료와 방영 이후 작품의 재조명에 강점이 있었다. 『아니메주』는 젊은 독자를 겨냥한 비주얼 월간지의 형식을 밀어붙였다. 서로 다른 편집은 같은 제작자를 반복해서 호출했고, 한 번의 기사로 끝날 수 있었던 이름을 여러 작품과 여러 호에 걸쳐 유통시켰다.

인터뷰를 청하고 사진을 싣고 다음 작업을 다시 소개하는 지면은 제작자의 명성을 지속시켰다. 어느 사람에게 몇 쪽을 배정하고 어떤 작품을 대표 경력으로 제시할지는 편집부가 정했다. 화면에서 받은 인상만으로 형성되던 명성에 잡지의 선택과 반복이 더해졌다.

독자는 작품을 먼저 보고 크레딧에서 이름을 찾는 대신, 잡지에서 제작자의 이름을 익힌 뒤 새 작품의 참여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게 됐다. 제작자의 이름은 작품을 본 뒤 확인하는 정보이면서 아직 보지 않은 작품으로 관객을 데려가는 표지가 됐다.

잡지가 사람의 이름을 계속 불러내도 방송 속 몇 초의 담당까지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마지막 크레딧에서 이름을 본 뒤 앞의 장면으로 돌아가려면 기억에만 의존해야 했다. 비디오는 지나간 화면을 되돌리고 멈추게 하면서 제작자의 이름과 실제 장면을 같은 관람 안에서 다시 대조할 수 있게 했다.

자료

아니도 출판 기록
아니도 공식 출판 목록. 『필름 1/24』의 발행일과 수록 기사, 『판토슈』의 서지와 목차를 확인했다.
https://www.anido.com/archives/973

애니메이션 잡지사 연구 1
후지츠 료타, 「애니메이션 잡지 크로니클 제1회: 애니메이션 잡지 여명기와 아니메주」, 미디어 예술 커런트 콘텐츠, 2019년 1월 30일.
https://mediag.bunka.go.jp/article/article-14553/

애니메이션 잡지사 연구 2
후지츠 료타, 「애니메이션 잡지 크로니클 제2회: 애니메이션 붐의 쇠퇴와 월간 뉴타입」, 미디어 예술 커런트 콘텐츠, 2019년 2월 22일.
https://mediag.bunka.go.jp/article/article-1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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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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